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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아동센터 생활

지역아동센터 사회복무요원(공익) 후기 (1)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제가 아동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썰로 풀어보겠습니다.

 

곧 지역아동센터로 사회복무를 하실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기보다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라는 예습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사도 결국엔 사람

제가 아동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아이들이

다른 어른들을 그렇게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저처럼 선을 확실하게 긋고 잘못된 행동을 하면

계속 바로잡으려고 하는 어른,

아이들의 시선에서 꼰대 같은 행동을 하는 어른들을 훨씬 싫어합니다.

 

센터에서는 자기들이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인지

저 같은 사회복무요원이나 대청교(대학 청소년 교육 지원 프로그램)로 센터에 오시는

대학생 선생님 같은 어른들을 보면

놀아달라는 것은 둘째치고 말을 안 듣는다든가, 곤란한 말을 한다든가

하는 행동들을 많이 합니다.

이때 어른들의 반응이 별로거나, 마음에 안 들거나 하면 어쨌든 저희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센터장님에게 달려가서 저 선생님이 안 놀아줘요, 저 선생님 저희 안 놀아주고 딴짓해요 등등

저희를 곤란하게 하곤 합니다.

이런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어른이 한 명 있는데 바로 센터장님입니다.

이미 아이들을 다루는 일을 오래 하셨고 도가 텄습니다.

센터장님 말을 잘 듣고 따르죠.

 

그리고 센터장님 외에도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한 분 더 계십니다.

저는 당연히 사회복지사 선생님도 아이들을 잘 다룰 줄 아시고

센터장님과 비슷한 힘을 내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반대였습니다.

원래 계시던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퇴직하시고 올해 초에 새로 들어와

아직까지는 아이들과 유대감이 형성이 덜 된 것인지

아니면 저희 센터 아이들을 다루는 것이 힘든 것인지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말을 센터 아이들이 듣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처음에는 듣는 척하다가 결국엔 말뿐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영악한 아이들은 이미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제어를 벗어났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센터장님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아이들을 따로 데려가서

혼을 낸다거나 하는데 사회복지사 선생님은 그때그때 제재를 하시는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으셨거든요.

 

그러다가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화가 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의 시선에서 보면 화가 날 법도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먼저 저의 센터에서 가장 말을 안 듣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센터에서 일을 하는 어른들이 모두 포기를 한 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암튼 이 아이가 유독 낮부터 말을 잘 안 듣기 시작했습니다.

센터에서 뛰지 말라고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몇 차례 소리를 지르며 말했는데

듣는 척도 안 하더니 저녁때 되어서는 밥을 안 먹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밥을 다 먹고 치웠는데

갑자기 6시쯤 배고프다고 밥을 먹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는 시간은 5시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다시 밥을 차려주고 먹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밥을 빨리 먹는 편이 아니었기에

보통 센터가 마감을 하고 아이들이 집을 가는 시간인 6시 30분이 다와 가도

아이가 밥을 다 먹을 기미가 안보였기 때문이죠.

한 술 더 떠서 아이가 밥을 먹다가

계속 추가적으로 김을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르셨고

시무룩해진 아이가 밥을 그만 먹겠다 하고 집을 갔습니다.

 

말을 안 듣기 시작해 다른 아이들이 다 같이 밥 먹는 시간에 밥을 먹지 않다가

집갈 시간이 다 되어서 밥을 먹겠다고 한 아이도 잘못이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보호해야 할 입장인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소리를 지른 것이 이해가 가지는 않습니다.

저의 시선에서는 그저 퇴근을 일찍 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 보였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저렇게 아이가 가자마자 퇴근을 하셨으니 말이죠.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궁금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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